궁중 문화 연구원 (2006 ~ 2023)
제목 : 문화권과 문화다양성 국제회의 개최
이름 : 심승구
등록일 : 2006-12-17 14:37:24

           
문화다양성, 현실을 직시하라 
14일, 15일 ‘문화권과 문화다양성 국제회의’ 열려 
 
2006-11-14 오후 9:49:17                  [ 안효원 기자]   
 
▲ ‘문화권과 문화다양성 국제회의’가 14일 남산 타워호텔 젤코바홀에서 열렸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Interarts재단(스페인)이 공동주최하는 ‘문화권과 문화다양성 국제회의’(이하 국제회의)가 14일(화) 남산 타워호텔에서 열렸다. 국내․국제적으로 문화권과 문화다양성 주제가 직면한 도전과 과제들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국제회의는 15일(수)까지 계속된다.

이번 국제회의를 계기로 한국사회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에서는 지적재산권 등의 문화영역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져 있다”며, “한국의 문화가 미국을 비롯한 초국적 자본의 위협 앞에 놓여있는 현 상황에서 문화권과 문화다양성에 대한 진일보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먼저 회의 참가자들은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이하 문화다양성 협약)의 기본 취지에 대해서 적극적인 동의의 뜻을 내비쳤다. 안토니오 루더 문화정책컨설턴트는 “경제 통합, 정보화 기술 발달, 인구의 이동으로 세계화가 가속화면서 문화적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현 시점이 문화다양성이 국제사회에서 효력을 발휘해야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언론, 교육, 문화 등 모든 사회영역이 자본에 편입돼 시장이 또다른 전체주의를 형성하고 있는 지금, 문화권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현실과 결합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문화다양성 협약에 기대를 표시했다.

‘문화권과 문화다양성: 이슈와 과제’를 주제로 제1부에서 나심 칸 KC Policy Consultant 대표(영국)는 문화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 두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나심 칸은 “영국 시장에서 한 인도계 예술가가 작품을 전시해 큰 호응을 받았는데, 그는 자신의 문화적 유산을 바탕으로 이국땅에서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또 “라디오 방송국에 각 문화의 다양한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단일 문화를 초월한 주류문화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해영 교수(마이크)는 "문화다양성 협약의 실질적인 구속력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문화다양성 협약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경구 국민대 국제지역학부 교수는 “문화다양성 협약이 누구의 문화를, 누구를 위해서 보존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한 교수는 “국가문화를 기반으로 문화를 발전시키는 역사적 과정에서 국가 내부의 다양한 문화는 오히려 차별받고, 억압받았다”며, “국가차원의 문화다양성이 아닌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화에 대한 보존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더욱 심각하게 제기된 문제는 ‘문화다양성 협약이 어떻게 현실 구속력을 갖을 수 있는가’였다. 이해영 교수는 “한국정부의 스크린쿼터 일방적 축소는 문화와 경제통상의 관계가 결코 ‘상호지지적’, ‘보완적’, ‘비종속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사회”라며, “문화다양성 협약의 ‘선한 의도’는 언제든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영 교수는 지적재산권과 관련하여 “한미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한국 지적재산권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미국 초국적 기업의 글로벌 독점이야 말로 문화다양성에대한 가장 심각한 미래 위협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이어 “지적 재산에 대한 문화다양성 협정의 추가 혹은 특별 규정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문화다양성 협정의 발효는 회원국 국가의 비준을 전제로 하는데, 이를 준수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정부에 의해 그 비준권이 독점되어 있는 현 국제관계의 구조에서 볼 때 그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며, “문화다양성 기구에 NGO를 비롯한 국제시민사회가 더욱 포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문화다양성 기구의 실질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화권과 문화다양성: 아시아적 관점’을 주제로 한 제2부에서는 아시아가 당면한 문화권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리차드 앵겔하트 유네스코 방콕사무소 아태지역 문화자문관은 “정치․경제적인 위협을 당면하고 있는 아시아의 경우, 문화권은 사치로 여겨져 전통과 문화에 대한 역사가 단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한 사회의 문화가 사라진 경우, 자본을 앞세운 문화가 무분별하게 유입되고, 그 영향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쌍방향적인 문화의 흐름을 중요시 했다.

 
리차드 앵겔하트는 "문화의 흐름은 일방이 아닌 쌍방적이어
야 한다"고 했다.  

한국사회의 문화권과 문화다양성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김혜순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가 문화다양성에 대한 양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로 논란이 된 영화분야에 대해서는 문화다양성에 대한 주장이 적용되야 한다면서, 한류의 상업적 성공을 바라는 관점에서 문화다양성은 찾아볼 수 없으며, 외국인 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등을 논할 때는 문화다양성을 이야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단일민족’이라는 의식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다른 차원에서의 한국사회 문제를 분석했는데, ‘이론과 문헌을 강조하는 학술 풍토에서 부차화 되는 한국의 현장’과 ‘서울과 지방의 문화권리와 문화다양성’이 그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서구에서 수입한 이론에 의존성이 이론이 현장을 분석하기 보다, 현장을 이론에 짜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뒤 현장성에 기초한 예술과 인문 등에 대한 이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한국적 현지성을 담지하고 있는 곳은 획인화된 도시, 서울이 아니라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은 제3세계로 전락되고 있다”며 지방 문화 발전을 역설했다.

첫날 토론은 문화다양성 협약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동안 제기된 문제를 제기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아시아와 한국 등 구체적인 사회 속에서의 문화다양성도 함께 논의, 문화다양성 협약의 향후 발전 과제를 제시했다. 15일(수)에는 ‘문화권과 문화다양성: 법적측면’, ‘문화권과 문화다양성의 정책 실현 방안’을 주제로 회의를 토론을 이어간다. 14일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지, 문화다양성 협약이 어떤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