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국축제의 변화와 성과
이름 : 심승구
등록일 : 2007-04-18 22:29:51
한국 축제 1200여개... 색깔은 흐릿
문화관광부 10년 동안 축제 성과 담은 보고서 엿보기
2006년 현재 우리나라 축제는 총 1176개. 약 1200여개다. 1949년 우리나라 최초 축제인 개천예술제 이후 1990년 이전까지 우리나라 축제 숫자는 241개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이 1991년 지방의회,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등 주민직선에 의한 지방자치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빠르게 바뀌었다. 지자체가 지역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축제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
문화관광부는 1995년부터 문화관광축제를 지정해 지역축제를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1995년 총방문객수 30만으로 시작한 문화관광축제는 2005년 열 배 이상 방문객수가 늘었다. 총사업비는 70배 이상 늘었다.
1995년 12억원의 도자기 판매고를 기록한 이천도자기 축제를 비롯, 1000억원이 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올리는 금산인삼축제, 지난해 4만4000여명의 외국인관광객을 끌어들인
보령머드축제, 세계 35개 나라가 참여한 '세계 탈 문화예술연맹' 창립을 이끌어낸 안동탈춤페스티벌 등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축제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체 1200여개 축제 중에서 성공작이라고 부를 만한 축제는 채 1%도 되지 않는다. 빛과 그늘이 공존하는 한국 축제의 오늘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이제 세계 수준의 축제를 만들어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펴낸 '문화관광축제 변화와 성과'는 현재 한국 축제의 오늘을 살펴보고, 앞으로 바꿔야 할 점을 살펴본 지난 10년의 평가집이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원에서 레저관광학 박사를 받고 92년 귀국한 정강환 배재대학과 관광·이벤트학과 교수를 비롯 김규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민간투자관리팀장), 류정아(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정책팀장), 오순환(한국문화관광연구소 소장), 이각규(한국지역이벤트연구소 소장), 이훈(한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지진호(건양대학교 관광학교 교수)씨가 저자로 참가했다.
오랫동안 축제를 연구한 이들이 본 대한민국 축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4~5월, 10월 축제가 전체 절반 넘어
우리나라 축제는 시기별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10월에 열리는 축제가 329개. 전체의 28%였다. 4~5월에도 282개 축제가 열려 24%의 비중을 차지했다. 4~5월, 10월 3개월에 열리는 축제가 전체 축제의 절반이 넘는다는 뜻이다. 즉 봄꽃과 단풍이라는 자연현상에 기댄 축제가 많고, 각 지역특성을 살린 독특한 축제가 아직까지 적음을 알 수 있다.
축제가 가장 적은 계절은 겨울이다. 11월부터 1월까지 3개월 동안 열리는 축제는 82개로 전체의 7%에 불과하다. 3개월 동안 열리는 축제가 10월 한 달 동안 열리는 축제의 4분의 1 수준이다.
특이한 점은 축제를 많이 개최하는 도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충북에서 축제를 많이 여는 괴산군의 경우 10개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충남에선 부여군과 당진군이 9개로 가장 많은 축제를 열고 있었다. 전북에선 전주시가 16개로 가장 축제수가 많은 도시로 꼽혔다.
축제 개수는 늘었지만 전체의 38.9%는 1억 미만(458개)이었다. 2억 미만(167개)까지 더하면 전체 53.1%가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지역을 홍보하고 알리는 행사보다는 지역주민 화합형 축제가 많다는 의미다.
또한 문화관광축제 중에선 40.9%(96개)가 지역특산물을 소재로 하고 있어 소재의 편중 현상이 심했다. 즉 대부분 축제가 지역특산물 홍보 목적으로 축제를 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축제의 개성과 차별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는 문화관광축제 프로그램기획 담당비 중(2006년 기준)에서 공무원이 전체의 49%(223명)을 차지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 전문인력이 아예 없는 축제가 66.7%, 지역문화예술인이 전혀 없는 축제가 72.2%를 차지해 색깔 없는 축제의 배경이 되고 있었다.
다행히 점차 민간주도로 바뀌거나 민관합동으로 하는 축제가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였다.
10년이란 시간을 거치며 지역축제간에도 나름대로 부침이 있었다. 진도영등축제는 2000년 최초 인센티브축제로 선정되며 화려한 출발을 했지만, 2005년엔 미신청으로 문화관광축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올해엔 예비 축제에 간신히 명단이 포함됐다. 문화관광축제는 '최우수' '우수' '유망' '예비' 등 모두 네 단계로 나눠진다.
통영한산대첩제도 1995년 이천도자기축제와 함께 가장 관광상품성이 높은 축제로 문화관광부의 집중 지원을 받았지만, 그 뒤엔 줄곧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되지 못하다 지난해 '통영'이라는 이름을 뗀 상태로 예비축제에 이름을 올렸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화려한 조명을 받은 강릉단오제와 국내 3대축제로 불리던 백제문화제도 97년 이후엔 더이상 모습을 볼 수 없었으며, 1999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연속 뽑힌 영암왕인축제도 이후엔 명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춘천국제마임축제는 뒤늦게 인정을 받은 축제다. 1989년 만들어진 이 축제는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지자체의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돼 문광부의 지원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다시 몇 년이 지난 2001년 13회 축제부터. 하지만 이후론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문화관광축제에 뽑히는 저력을 뽐내고 있다.
지금은 국내 축제의 대명사가 된 함평나비축제도 99년 만들어질 당시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5만명도 안되는 인구에 특별한 특산물이나 문화유산도 없는 이 도시가 어디에 붙어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03년 문화관광축제가 된 뒤 문화관광축제의 단골손님이 됐으며 지난해엔 우수축제에 뽑혔다.
축제방문객수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대부분 정확한 집계방식이 없어 신빙성이 약한 편이다. 즉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방문객수를 추산하고 있는데, 여러 번 들락거리는 사람에 대한 감안이 없어 실제 방문객수는 발표수치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부분 축제가 무료 축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평가해야 할 부분은 '레저'라는 말의 정착에 지역축제가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이다. '레저'라는 말이 10여년 전만 해도 얼마나 신선하고 파격적인 말이었는지 '문화관광축제 변화와 성과'는 잘 말해주고 있다.
"바야흐로 1995년,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1만불 돌파라는 국가적 경사를 맞았다. …바로 그 때 문화관광부는 21세기 여가사회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색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름 아니라 이천도자기축제와 한산대첩제를 내세워 축제를 관광상품화하는 실험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한 시도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모험이었다. 여전히 근면성실을 우성하는 사회풍토에서 '놀이'를 상품화한다는 발상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보고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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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예술축제로 등재된 에딘버러 페스티벌의 경우 예산이 16억원에 불과하지만 연간 관광객은 1200만명에 이르며 입장권만 100만장이 넘게 팔린다.
16일 동안 열리는 뮌헨 맥주축제도 축제기간동안 1리터짜리 맥주 550만잔이 소비되고, 주최측이 얻는 경제효과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도 축제 수입이 240억원이며 캘거리에 유입된 직접 수입의 경우 2000년에만 1180억원에 이르렀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축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나비축제'를 만든 함평군은 인구가 5만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축제 기간 동안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300만명에 이르며 직·간접 수익만 연간 1백억원대가 넘는다.
인구 6만명에 불과한 금산이 2006 금산엑스포를 추진하면서 해외수출계약만 2196만달러(약 200억원)를 기록했다. 입장권 판매 17억원, 공식 후원사업 4억8000만원 등 공식 수업도 30억8000만원에 이르렀다.
/ 김대홍 - 오마이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