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문화 연구원 (2006 ~ 2023)
제목 : 종가의 제례와 음식 발간
이름 : 심승구
등록일 : 2007-06-01 09:39:54

명문 종가의 전통 제사(祭祀) 엿보기 
- 『종가의 제례와 음식』 발간 -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에서는 정여창 종가를 비롯하여 전국의 명문 종가 5곳에 대한 제례와 음식을 총 3권의 책자로 간행하였다. 

대상 종가로는 일두(一蠹) 정여창(鄭汝昌/본관 하동 1450년~1504년) 종가, 탄옹(炭翁) 권시(權諰/본관 안동 1604~1672) 종가, 보백당(寶白堂) 김계행(金係行/본관 안동 1431~1517) 종가, 죽천(竹川) 박광전(朴光前/본관 진원 1526~1597) 종가, 응와(凝窩) 이원조(李源祚/본관 성산 1792~1871) 종가이다. 권시 종가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천위(不遷位/보통 4대까지만 제사를 지내지만 큰 공을 세울 경우 영원히 제사를 모실 수 있도록 한 인물) 제사를 지낼 정도로 당시 뛰어난 학자로 숭상받았던 인물들의 종가이다. 

책의 내용은 이분들의 불천위 제사를 비롯하여 차례와 묘제 등 각종 제사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읽는 이들은 그 집에 가지 않고도 앉아서 그 집의 제사준비부터 마칠 때까지의 과정을 면밀하게 볼 수 있다. 또한, 제사 음식도 조리법부터 제사상 위에 놓는 법까지 상세한 도면과 사진을 포함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더욱이 이 책에는 제례만이 아닌 제례의 배경을 알 수 있도록 종택(宗宅), 가계(家系), 관련 인물 등을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종가의 완전히 이해하는 완결판으로서의 정보와 재미를 주고 있다. 

사실 제사는 예부터 ‘가가례(家家禮)’라고 하여 집안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그래서 남의 제사에 ‘감 내라 대추 내라’하지 않는 것이 상식인데, 이번 책자에서도 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가령 각 집안마다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이 약간씩 차이가 있는 것이 그러한 예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정여창 종가에서는 생전에 선생님이 좋아했던 육회․수란․구이 등 7가지 ‘식상반찬’을 제사 음식으로 쓰고 있다. 반면 이원조 종가에서는 곱게 빻은 콩가루․밀가루와 찹쌀풀․간장․조청을 섞고 거기에 야채를 삭힌 ‘집장’을 제사상에 올리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의 내용과 조리법이 차이가 있는 것이다. 

‘종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제사일 것이다. 왜냐하면 아직도 일년에 십여 차례 이상 제사를 지내는 곳이 종가이기 때문이다. 급격하게 변하는 한국사회에서 그나마 전통적인 유교문화를 보여주는 곳이 종가로 그나마 우리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보루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세월의 힘을 이기지 못하여 종가도 변화하고 있다. 가령 김계행 종가에서는 5년 전에 종부(宗婦)가 썼던 국화꽃 청주를 종부가 사망함에 따라 이제는 다른 술로 쓰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현재의 시점에서 종가의 제례를 충실히 기록한 보고서이자 일반인들도 전통을 간직한 종가 제례를 통해 자신의 제례와 비교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료라는 점에서 꼭 한 번 읽어 볼만 한 책일 것이다. 

(구입 문의처 : 도서출판 월인, Tel 02-912-5000/각권 13,000원) 

1. 차례 
명절에 조상에게 올리는 제사를 ‘차례’라고 한다. 『주자가례』를 비롯한 예서에는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에서 정월 초하루와 동지, 그리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참배하는 제사가 있다. (正至朔望參) 이때에 조상의 신위 앞에 술과 차를 올리고 제사를 지내며, 매월 보름에는 차만을 올리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에서 '차례'라는 말이 유래된 것으로 짐작된다. 
정월 초하루, 동지, 매월 초하루와 보름의 참배 외에도 정월 대보름, 삼월 삼짇날, 오월 단오, 유월 유두, 칠월 칠석, 중양절(구월 구일) 등 속절에도 각기 그 명절에 먹는 계절 특식을 올리는데, 그 절차는 정월 초하루․동지․매월의 초하루 참배와 같이 한다고 했다. 
근래에는 일반 가정에 사당이 없기 때문에 사당 참배 및 속절 제사는 없어지고 설날과 추석차례 두 가지만 대표적으로 남아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로 여긴다. 
제례절차 또한 술은 한 번만 올리고 축문을 사용하지 않는 등 간략하며 제물은 주과포(酒果脯) 등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차린다. 

2. 기제사 
기일제사는 보통 기제사 또는 기제로 말한다. ‘기일’이란 조상이 돌아가신 날을 말하고 기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의 제사란 뜻이다. 오늘날 기제사는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제사로 여긴다. 
기제사를 모시는 조상은 『주자가례』에는 봉사대수가 4대(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까지로 되어 있지만, 『경국대전』, 『국조오례의』에는 신분별로 봉사대수가 제한되어 있었다. 조선 중기에 이르러 4대 봉사가 보편화되면서,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4대 봉사를 하였다. 오늘날에는 “가정의례준칙”에 따라 2대 봉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사의 주관자는 집안의 종손인데, 종손이 없을 때는 차자가 대신한다. 제사에 참석하는 사람은 돌아가신 분의 직계자손이며, 가까운 친척도 참석한다. 
제사를 지내는 시간은 고인이 돌아가신 날 자정부터 준비하여 새벽 1시 이후나 해가 뜨기 전에 지낸다. 돌아가시기 전날은 입제일, 돌아가신 날을 파제일이라 한다. 
제사를 지내는 장소는 안채나 사랑의 대청 또는 대청에서 지낸다. 일반적으로 안채의 대청에서 모시지만, 불천위 등의 제사에는 사랑채의 대청이나 별도의 제청에서 지낸다. 
제례절차는 집안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상을 차리는 진설(進饌), 신을 불러서 청하는 강신(降神)․참신(參神), 술잔을 세 번 올리는 삼헌(初獻/讀祝, 亞獻, 終獻), 신이 식사를 하는 시간인 유식(侑食), 식사를 하기를 기다렸다가 차를 올리는 합문(闔門)․계문(啓門)․진다(進茶), 제사를 마치고 신을 보내드리는 사신(辭神), 지방과 축문을 태우고 제사상을 물리는 철상(撤床), 제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음식을 나눠먹는 음복(飮福)의 순이다. 
제물은 각종 예서에서는 1열에는 과(과일, 조과 등)를, 2열에는 포, 해, 김치, 청장, 나물류 등을, 3열에는 면, 육, 적, 어, 병 등을, 4열에는 반, 갱, 잔반, 시접, 초접, 갱 등을 진설하고 있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제물의 명칭, 제물의 조리법 등을 열거하기보다 추상적으로만 적혀있다. 
오늘날은 제물의 종류가 많고 조리법 또한 다양하다. 제물은 집안에 따라서 종류, 조리법이 다를 수가 있고 진설도 또한 조금씩 차이가 있다. 

3. 묘제 
묘제는 조상의 묘소에 가서 지내는 제사로 묘사 또는 시사라고도 한다. 
『주자가례』에서는 3월 상순에 날짜를 정하여 묘제를 지낸다고 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묘제를 중시하여 속절에 지냈다.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정조(설날)․한식․단오․추석의 4명일에 묘제를 지낸다고 하였다. 
묘제는 1년에 한번 음력 10월에 날을 받아 지내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 문중 또는 종가를 중심으로 묘제가 전승되어 오고 있다. 
묘제의 대상도 지방과 가문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행해지고 있다. 4대친에 대하여는 속절에 지낸다고 하여 ‘절사(節祀)’라 하고, 5대 이상의 조상에 대해서는 일년에 한번 제사를 모신다고 하여 ‘세일사(歲一祀)’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5대 이상의 조상만을 대상으로 세일사로 지내는 지방도 있으나 경상도에서는 대체로 시조(중시조 또는 파조)로부터 부모에 이르기까지 전 조상을 대상으로 묘제를 지낸다. 
불천위를 모시는 경우, 충청도에서는 신주를 사당에 모시고 기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묘제를 지내지 않지만, 경상도에서는 10월 묘제 때 함께 지낸다. 
제례절차는 기제사와 비슷하지만 산신제를 지낸다는 것이 특이이다. 『주자가례』를 비롯한 각종 예서에서는 묘제를 먼저 지내고 토지신에게 지내는 순서로 되어 있으나 지방과 가문에 따라 산신제를 먼저 지내고 묘제를 올리는 곳도 있다. 
제물은 기제사에서 사용하는 음식과 비슷하지만 간소하다. 요즘은 밥, 국, 탕 등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묘소까지 제물을 운반하기 번거롭고 제물을 운반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토지신을 모시는 산신제의 제물은 일반적으로 조상에게 올리는 제물보다 간소하게 주과포만 사용하지만, 조상에게 올리는 제물과 동일하게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