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소개>
아카이브즈(Archives) 개념과 역사자료관
전명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책임연구원/외대 기록관리학과 겸임교수
“아키비스트, 그는 세월과 함께 곰팡이 낀 기록에 진실의 횃불을 밝히고, 고대의 명부에 쓰여진 황금빛 문자들과 같이, 점점 희미해져 가는 과거를 환히 밝히는 존재이다.” - W.R. 와일드 부인 -
1. ‘기록에서 아카이브즈(archives)로’
ICA(국제기록보존협의회)에 따르면 기록(record)은 “법적 의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때 단체, 조직, 개인에 의해 작성되어 입수되고 유지된 서류”를 말하고 아카이브즈(archives)는 “개인 또는 조직이 그 활동 가운데 작성 또는 수집하고 축적한 자료로 계속적으로 이용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존된 것”을 의미한다. 물론 기록물과 아카이브즈 모두 기록매체(종이, 테이프, 디스크 등)나 형태에 관계없이 기록된 모든 정보가 포괄된다.
일본의 전국역사자료보존이용기관연락협의회(전사료협)에서 발행되는『기록과 사료』에서는 “ ‘기록(record)’이란 옛 목간(木簡), 고문서, 금석문, 그림도면에서 현재 공문서와 사문서, 마이크로필름, 녹음테이프, 광디스크까지 시대와 형태를 불문하고 대체로 인간이 기록해온 온갖 정보를 지칭하고 있”고 “ ‘사료(archives)’란 기록(record) 가운데 역사적․문화적인 가치 때문에 사료로서 영구히 보존된 것 혹은 보존해야할 것을 의미”한다고 하며 정확히는 ‘기록사료’라고 용어 정의를 하고 있다.
역사는 인간이 존재한 이래 인간 활동과 의식의 산물이다. 그리고 자연까지를 포괄한다면 이를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 사물, 사건, 행위 등 4개의 요소에서 어떤 문화유산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다음의 <그림1>로 도식화해 볼 수 있다.
기록관(아카이브즈)은 기록유산을 기록(record)과 영구보존기록(archives)으로서 관리, 활용하기 위해 전문시설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록유산은 ‘사건’과 ‘행위’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과 ‘사물’에서도 발생한다. 예컨대 자연유산과 사물유산을 물체로서 보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록보존의 형태로 남겨지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또한 도구와 예술작품을 제작하거나 보존할 때에는 오히려 그것에 연관된 기록이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들도 물론 기록유산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런데 기록관이 박물관, 도서관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대상으로 하는 문화유산의 종류의 차이보다도 오히려 모기관의 조직 내 기록을 지속적으로 입수한다는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점에 있다.
조직 내 기록의 라이프사이클은 <그림2>에서처럼 현용기록 -> 반현용기록 -> 비현용기록(영구보존기록)이라는 3개의 단계를 취하게 된다. 레코드 센터(중간기록보존소)와 기록관 시설을 정비하고 현용기록에서 비현용기록까지 일관된 기록관리시스템을 확립한 조직에서는 이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기록이 유통되고 영구보존기록이 지역의 문화유산으로서 뿐아니라 조직체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자원으로서 확실히 선별되어 보존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영구보존기록물은 첫째로 형성의 시기나 장소, 개인 또는 조직체를 불문하고 그 가치가 인정되어 영속적으로 보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둘째, 문자, 영상, 음성, 전자기록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셋째, 원칙적으로 인간활동의 1차적 산물로서 가공되지 않은 원래의 기록으로 대량 복제물의 형태로 유포되는 도서, 신문, 음악CD, 판매되는 비디오 등의 저작물은 원칙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넷째, 영구보존기록물은 보통 ‘기록군’(record group)으로 존재하고 그 가운데는 모기관의 기구와 기능을 반영한 체계적 질서가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기록관에서 영구기록물의 정리는 기록군의 구조에 따라 이루어지고 이런 점에서 도서관의 자료와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림1> 문화유산의 발생과 그 종류
자연 ----> 자연유산 -
사물 ----> 물체로서 남음 -----------------------------------------> 건축유산 -
산업유산
고고유산 -> 박물관
예술유산
생활유산
저작유산 -> 도서관
기록유산
행정기록
문자 기업기록
사건 ---> 기록으로 남음 --> 기록의 존재 --> 기록을 남김 영상 학교기록 기록관
행위 ---> --> 기록의 부재 --> 기록을 만듬 음성 단체기록 (아카이브즈)
(도큐멘테이션) 전자 가문기록
개인기록
<그림2> 조직내기록의 라이프사이클과 아카이브즈 활동
작성부서
→
폐기
레코드 센터
→
폐기기록관 현용기록반현용기록비현용기록
영구보존기록→
수집일
반
이
용
기록(record)과 영구보존기록(archives)의 두 구분은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개념지워진 것이지만 이것은 보존의의의 전환이라는 시점에서 구분된 개념일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영구보존기록의 선별과 결정은 아키비스트에 의해 이루어진다. 오늘날 생산되는 수많은 기록 가운데 아키비스트들은 기록이 가지는 증거로서의 성격과 정보의 내용을 분석, 검토하여 그 기록이 역사적으로 영구보존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현대의 아키비스트는 역사가가 역사서술을 위해 수많은 자료 가운데 역사적 자료, 즉 사료를 선택하듯이 수많은 기록 가운데 영구보존기록을 평가하여 선별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 아키비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들은 기록물의 운명을 결정하는 판관의 역할을 함으로서 후대에 역사서술의 기초자료로서 활용될 기록물을 1차적으로 선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2. 아키비스트와 역사가 : 기록보존과 가치평가
최근 과거사 특히 한국 근현대역사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려는 움직임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진실규명을 위해서 역사적 자료를 발굴하기 전에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말살시키지 않고 계획적으로 보존하는 것이다. 일제하 강제 연행된 조선인에 대한 기록에 관해서 일본 노동성은 한국정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보존은커녕 오히려 의도적 폐기를 자행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아키비스트와 역사가는 인류 공동의 유산인 역사적 기록을 보존해야하는 공동의 책무를 지니고 있다.
역사가는 아키비스트에 의해 선별되고 영구보존하기로 결정된 기록을 기본적인 역사자료로 활용하여 역사를 서술한다. 무엇보다도 현대사 연구는 엄청난 기록의 홍수 속에 있기 때문에 역사가는 직접 기록물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기록관리를 전문적으로 교육받고 훈련받은 아키비스트에 의존하여 아키비스트가 평가․선별한 영구보존기록물 중에서 역사자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아키비스트는 직접 역사서술을 하지 않지만 역사서술의 바탕이 되는 영구보존기록(archives)을 남김으로서 사실상 역사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키비스트에게 역사의식과 역사연구의 동향에 대한 지식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유럽에서 아키비스트들에게 업무의 일정 시간을 역사연구에 할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이러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한 사례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지식에도 불구하고 아키비스트와 역사가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독일의 아키비스트 한스 붐스(Hans Booms)는 사회에 대한 포괄적이고 대표적인 기록, 즉 아키비스트나 역사가의 편견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기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사회와 그 사회에 대한 공공의 견해(public opinion)만이 아카이브즈 선별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3. 기록물의 분류 기준과 체계
기록물은 출처의 원칙에 따라 기록물군이 설정되면 이 기록물의 ‘원질서’(Original Order)를 반영하여 기록물을 파일링하고 보존상자에 넣고 라벨작업을 하고 정해진 질서에 따라 서고에 정리되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물리적 작업이 아니다. 수많은 문제에 직면하여 때로는 예외적 상황이 ‘분류방침’을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 많은 아키비스트는 고뇌와 좌절을 겪기도 한다.
1964년 올리버 W. 홈즈는 기록물군들을 어떻게 분류하고 이들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정책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통제수단이 존재해야함을 언급하며 몇몇 대규모 보존소에는 fonds(퐁)의 단계를 넘어서는 보존소 단계(level)의 정리를 제시하였다. 그는 수백의 상이한 기관의 기록물을 소장한 대규모 기록보존소는 행정적인 목적을 위해 기록물군 상위에 소장기록물의 구분을 필요로 한다고 하며 레코드 그룹의 상위에 보존소 단계(Depository Level)를 설정하였다.
마이클 쿡은 기록물관리군의 설정이 아키비스트에게 소장 기록물군의 전체적인 통제와 상호 관련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따라 그는 영국 체이셔 주립기록보존소(Cheshire Record Office)의 기록물을 ‘공기록(Official & Public Records)관리군’과 ‘교회기록(Ecclesiastical Archives)관리군’, ‘사기록(Private Archives)관리군’ 등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도립문서관 아키비스트 아오야마(靑山)는 홋카이도 도립문서관의 상관봉행문서(箱館奉行文書)의 분류체계를 영국 체이셔 주립기록보존소의 ‘기록물관리군’을 적용하여 분류와 기술체계를 설정하였다. 그는 ISAD(G)와 MAD2를 절충하여 홋카이도 도립문서관을 보존소단계(Level 0), 홋카이도 도립문서관에서 채용하고 있는 자료구분인 공문서, 사문서, 간행물 등을 기록물관리군 단계(Level 1)로 설정하였다.
현재 ‘민주화운동사료관’은 기록물 출처의 복잡성과 특성을 고려하여 ISAD(G)에 언급되지 않은 기록물관리군(Super-Fonds/ Management Record Group)을 적용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록물이 생산된 역사적 특성과 맥락을 고려하여 노동(La), 농민(Ag), 청년(Yo), 학생(St) 등 18개 범주를 설정하고 각각
의 범주를 기록물관리군(MRG : Level 1)으로 설정하였다. 이상의 분류계층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표 1> 분류계층단계 설정
단계
(Level)ISAD(G)MAD2箱館奉行文書민주화운동기록물L 0보존소보존소(북해도도립문서관)보존소(민주화운동사료관)L 1관리그룹
(Management Group)슈퍼퐁(Super Fonds)관리그룹(Management Record Group)L 2퐁(Fonds)기록군(Group)퐁(Fonds)사료군(Record Group)L 3시리즈(Series)클래스(Class)시리즈사료계열(Series)L 4파일(File)아이템(Item)파일사료철(File)L 5건(Item)피스(piece)아이템사료건(Item)
이와 같이 민주화운동사료관이 부문별로 독자적인 아카이브즈(repository)가 형성될 수 있는 이러한 대범주(Grand Category)를 관리군(MRG)으로 설정한 이유는 수천 개에 달하는 단체와 조직 즉 출처들을 그것이 기원한 역사적 맥락 즉 부문운동단체별로 1차분류(Grouping)하여, 각 출처에서 생산된 무질서한 기록을 물리적, 지적(역사적)으로 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4. 역사자료관의 기능과 구성
자료관은 종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료의 수집, 보존 , 열람, 조사연구, 전시 등의 기능이 요구된다. 이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료관은 다음과 같은 6개 부문시설로 구성.
1) 입구 및 안내시설, 휴게시설
- 휴게실, 홀, 로비 : 각 전시실, 자료실, 체험학습실 등으로 안내를 이끌 장소
- 안내카운터, 매점 : 자료관 안내, 해설서 배포, 연구자료, 서적, 사진, 엽서, 리플렛 등 판매
- 물품보관소 : 자료관 등 출입 시 불필요한 물품을 보관한다.
2) 전시시설
전시자료에 걸맞는 충분한 공간과 높이, 출입구, 채광, 초도, 방범 등을 검토.
- 상설전시실 : 일반전시, 부문운동별 전시를 한다. 전시자료의 이동을 고려하여 설계.
- 특별전시실 : 특정 자료(희귀자료)를 상설적으로 전시한다.
- 기획전시실 : 특정 기간 내에 특별 테마, 기획 전시를 한다. (친일자료전 등)
- 영상전시실 : 영화, 비디오, 슬라이드, CD 등 영상자료를 보여줌. 20-40인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시설 이 필요.
- 전시창고 : 전시기재, 전시케이스, 패널, 전시대 등 전시에 필요한 기자재를 수납한다. 또한 전시를 위 한 자료 수납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전시실에 근접한 곳에 설계할 필요가 있다.
3) 교육시설
- 대강당 : 영화, 슬라이드, 빔프로젝트 등의 사용을 고려한다. 학술토론회, 심포지움 등 개최. 초중등학 교, 대학교 등 단체 방문 시 자료관 설명회 또는 영화 상영 등을 고려하여 150석 정도의 좌석 필요.
- 세미나실, 회의실 : 소규모 토론회 개최.
- 자료열람실 : 자료실 근처에서 필요로 하는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시설. 고급 조명과 안락한 의자 필요.
- 정보서비스실 : 필요로 하는 자료를 컴퓨터를 통해 검색할 수 있는 시설. 자료목록, 자료검색 안내서 등 비치.
- 도서실 : 단행본, 잡지, 신문 등 열람할 수 있는 일반도서관과 유사한 기능.
4) 수장시설
- 자료접수실 : 수집된 자료를 접수하는 곳. 운반차 이동이 가능한 시설 고려.
- 자료정리실 : 접수된 자료를 입력하고 1차 분류를 한다.
- 자료입력실 : 1차분류된 자료를 목록화, D/B화 하는 작업공간. 10대 정도의 PC가 설치.
- 자료분류실 : 수집된 자료를 2차 분류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 작업대와 PC 작업, 인터넷 검색 등 충 분한 공간 필요.
- 훈증실, 보수실 : 오래되고 곰팡이 핀 자료, 훼손된 자료를 훈증 소독하고 찢어지고나 헤진 자료를 보 수, 라미네에션하기 위한 시설을 갖춘 곳.
- 수장고 : 문서기록물 등을 주로 보존한다. 공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모빌랙(이동식 서가)을 갖춘다. (별첨1 모빌랙의 활용과 배치 참조)
- 특별수장고 : 귀중 자료, 시청각 자료 등 자료의 물리적 상태에 알맞는 시설을 갖춘 수장고를 둔다.
5) 조사․연구시설
- 아키비스트․연구원실 : 기록물전문요원(아키비스트), 연구원 등을 위한 공간.
- 사진․암실 : 기록물 복본을 위한 사진 촬영, 인화시설
- 보존과학실 : 각종 기록물의 보존처리와 보존에 관한 조사․연구를 행하는 장소
- M/F실 : 기록물의 훼손을 방지하고 열람을 위해 기록물을 마이크로 필름화 하는 작업. M/F 화된 기 록물은 최대 500년간 보존 가능.
- 회의실 : 자료관의 자료수집, 분류계획 등을 논의, 연구하기 위한 공간
6) 관리시설
- 관장실, 응접실 : 가능한 사무실과 연락이 용이한 곳에 배치.
- 사무실 : 물품관리, 행정업무 등을 총괄하는 공간.
- 기계, 전기실 : 전기시설, 조명, 온난방시설 등을 관리.
- 경비원실 : 출입구 옆에 설치하여 경비원이 상주.
- 공통시설 : 차고, 엘리베이터, 리프트, 청소도구장 등 전명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책임연구원/외대 기록관리학과 겸임교수
“아키비스트, 그는 세월과 함께 곰팡이 낀 기록에 진실의 횃불을 밝히고, 고대의 명부에 쓰여진 황금빛 문자들과 같이, 점점 희미해져 가는 과거를 환히 밝히는 존재이다.” - W.R. 와일드 부인 -
1. ‘기록에서 아카이브즈(archives)로’
ICA(국제기록보존협의회)에 따르면 기록(record)은 “법적 의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때 단체, 조직, 개인에 의해 작성되어 입수되고 유지된 서류”를 말하고 아카이브즈(archives)는 “개인 또는 조직이 그 활동 가운데 작성 또는 수집하고 축적한 자료로 계속적으로 이용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존된 것”을 의미한다. 물론 기록물과 아카이브즈 모두 기록매체(종이, 테이프, 디스크 등)나 형태에 관계없이 기록된 모든 정보가 포괄된다.
일본의 전국역사자료보존이용기관연락협의회(전사료협)에서 발행되는『기록과 사료』에서는 “ ‘기록(record)’이란 옛 목간(木簡), 고문서, 금석문, 그림도면에서 현재 공문서와 사문서, 마이크로필름, 녹음테이프, 광디스크까지 시대와 형태를 불문하고 대체로 인간이 기록해온 온갖 정보를 지칭하고 있”고 “ ‘사료(archives)’란 기록(record) 가운데 역사적․문화적인 가치 때문에 사료로서 영구히 보존된 것 혹은 보존해야할 것을 의미”한다고 하며 정확히는 ‘기록사료’라고 용어 정의를 하고 있다.
역사는 인간이 존재한 이래 인간 활동과 의식의 산물이다. 그리고 자연까지를 포괄한다면 이를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 사물, 사건, 행위 등 4개의 요소에서 어떤 문화유산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다음의 <그림1>로 도식화해 볼 수 있다.
기록관(아카이브즈)은 기록유산을 기록(record)과 영구보존기록(archives)으로서 관리, 활용하기 위해 전문시설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록유산은 ‘사건’과 ‘행위’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과 ‘사물’에서도 발생한다. 예컨대 자연유산과 사물유산을 물체로서 보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록보존의 형태로 남겨지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또한 도구와 예술작품을 제작하거나 보존할 때에는 오히려 그것에 연관된 기록이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들도 물론 기록유산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런데 기록관이 박물관, 도서관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대상으로 하는 문화유산의 종류의 차이보다도 오히려 모기관의 조직 내 기록을 지속적으로 입수한다는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점에 있다.
조직 내 기록의 라이프사이클은 <그림2>에서처럼 현용기록 -> 반현용기록 -> 비현용기록(영구보존기록)이라는 3개의 단계를 취하게 된다. 레코드 센터(중간기록보존소)와 기록관 시설을 정비하고 현용기록에서 비현용기록까지 일관된 기록관리시스템을 확립한 조직에서는 이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기록이 유통되고 영구보존기록이 지역의 문화유산으로서 뿐아니라 조직체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자원으로서 확실히 선별되어 보존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영구보존기록물은 첫째로 형성의 시기나 장소, 개인 또는 조직체를 불문하고 그 가치가 인정되어 영속적으로 보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둘째, 문자, 영상, 음성, 전자기록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셋째, 원칙적으로 인간활동의 1차적 산물로서 가공되지 않은 원래의 기록으로 대량 복제물의 형태로 유포되는 도서, 신문, 음악CD, 판매되는 비디오 등의 저작물은 원칙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넷째, 영구보존기록물은 보통 ‘기록군’(record group)으로 존재하고 그 가운데는 모기관의 기구와 기능을 반영한 체계적 질서가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기록관에서 영구기록물의 정리는 기록군의 구조에 따라 이루어지고 이런 점에서 도서관의 자료와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림1> 문화유산의 발생과 그 종류
자연 ----> 자연유산 -
사물 ----> 물체로서 남음 -----------------------------------------> 건축유산 -
산업유산
고고유산 -> 박물관
예술유산
생활유산
저작유산 -> 도서관
기록유산
행정기록
문자 기업기록
사건 ---> 기록으로 남음 --> 기록의 존재 --> 기록을 남김 영상 학교기록 기록관
행위 ---> --> 기록의 부재 --> 기록을 만듬 음성 단체기록 (아카이브즈)
(도큐멘테이션) 전자 가문기록
개인기록
<그림2> 조직내기록의 라이프사이클과 아카이브즈 활동
작성부서
→
폐기
레코드 센터
→
폐기기록관 현용기록반현용기록비현용기록
영구보존기록→
수집일
반
이
용
기록(record)과 영구보존기록(archives)의 두 구분은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개념지워진 것이지만 이것은 보존의의의 전환이라는 시점에서 구분된 개념일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영구보존기록의 선별과 결정은 아키비스트에 의해 이루어진다. 오늘날 생산되는 수많은 기록 가운데 아키비스트들은 기록이 가지는 증거로서의 성격과 정보의 내용을 분석, 검토하여 그 기록이 역사적으로 영구보존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현대의 아키비스트는 역사가가 역사서술을 위해 수많은 자료 가운데 역사적 자료, 즉 사료를 선택하듯이 수많은 기록 가운데 영구보존기록을 평가하여 선별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 아키비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들은 기록물의 운명을 결정하는 판관의 역할을 함으로서 후대에 역사서술의 기초자료로서 활용될 기록물을 1차적으로 선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2. 아키비스트와 역사가 : 기록보존과 가치평가
최근 과거사 특히 한국 근현대역사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려는 움직임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진실규명을 위해서 역사적 자료를 발굴하기 전에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말살시키지 않고 계획적으로 보존하는 것이다. 일제하 강제 연행된 조선인에 대한 기록에 관해서 일본 노동성은 한국정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보존은커녕 오히려 의도적 폐기를 자행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아키비스트와 역사가는 인류 공동의 유산인 역사적 기록을 보존해야하는 공동의 책무를 지니고 있다.
역사가는 아키비스트에 의해 선별되고 영구보존하기로 결정된 기록을 기본적인 역사자료로 활용하여 역사를 서술한다. 무엇보다도 현대사 연구는 엄청난 기록의 홍수 속에 있기 때문에 역사가는 직접 기록물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기록관리를 전문적으로 교육받고 훈련받은 아키비스트에 의존하여 아키비스트가 평가․선별한 영구보존기록물 중에서 역사자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아키비스트는 직접 역사서술을 하지 않지만 역사서술의 바탕이 되는 영구보존기록(archives)을 남김으로서 사실상 역사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키비스트에게 역사의식과 역사연구의 동향에 대한 지식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유럽에서 아키비스트들에게 업무의 일정 시간을 역사연구에 할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이러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한 사례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지식에도 불구하고 아키비스트와 역사가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독일의 아키비스트 한스 붐스(Hans Booms)는 사회에 대한 포괄적이고 대표적인 기록, 즉 아키비스트나 역사가의 편견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기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사회와 그 사회에 대한 공공의 견해(public opinion)만이 아카이브즈 선별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3. 기록물의 분류 기준과 체계
기록물은 출처의 원칙에 따라 기록물군이 설정되면 이 기록물의 ‘원질서’(Original Order)를 반영하여 기록물을 파일링하고 보존상자에 넣고 라벨작업을 하고 정해진 질서에 따라 서고에 정리되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물리적 작업이 아니다. 수많은 문제에 직면하여 때로는 예외적 상황이 ‘분류방침’을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 많은 아키비스트는 고뇌와 좌절을 겪기도 한다.
1964년 올리버 W. 홈즈는 기록물군들을 어떻게 분류하고 이들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정책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통제수단이 존재해야함을 언급하며 몇몇 대규모 보존소에는 fonds(퐁)의 단계를 넘어서는 보존소 단계(level)의 정리를 제시하였다. 그는 수백의 상이한 기관의 기록물을 소장한 대규모 기록보존소는 행정적인 목적을 위해 기록물군 상위에 소장기록물의 구분을 필요로 한다고 하며 레코드 그룹의 상위에 보존소 단계(Depository Level)를 설정하였다.
마이클 쿡은 기록물관리군의 설정이 아키비스트에게 소장 기록물군의 전체적인 통제와 상호 관련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따라 그는 영국 체이셔 주립기록보존소(Cheshire Record Office)의 기록물을 ‘공기록(Official & Public Records)관리군’과 ‘교회기록(Ecclesiastical Archives)관리군’, ‘사기록(Private Archives)관리군’ 등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도립문서관 아키비스트 아오야마(靑山)는 홋카이도 도립문서관의 상관봉행문서(箱館奉行文書)의 분류체계를 영국 체이셔 주립기록보존소의 ‘기록물관리군’을 적용하여 분류와 기술체계를 설정하였다. 그는 ISAD(G)와 MAD2를 절충하여 홋카이도 도립문서관을 보존소단계(Level 0), 홋카이도 도립문서관에서 채용하고 있는 자료구분인 공문서, 사문서, 간행물 등을 기록물관리군 단계(Level 1)로 설정하였다.
현재 ‘민주화운동사료관’은 기록물 출처의 복잡성과 특성을 고려하여 ISAD(G)에 언급되지 않은 기록물관리군(Super-Fonds/ Management Record Group)을 적용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록물이 생산된 역사적 특성과 맥락을 고려하여 노동(La), 농민(Ag), 청년(Yo), 학생(St) 등 18개 범주를 설정하고 각각
의 범주를 기록물관리군(MRG : Level 1)으로 설정하였다. 이상의 분류계층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표 1> 분류계층단계 설정
단계
(Level)ISAD(G)MAD2箱館奉行文書민주화운동기록물L 0보존소보존소(북해도도립문서관)보존소(민주화운동사료관)L 1관리그룹
(Management Group)슈퍼퐁(Super Fonds)관리그룹(Management Record Group)L 2퐁(Fonds)기록군(Group)퐁(Fonds)사료군(Record Group)L 3시리즈(Series)클래스(Class)시리즈사료계열(Series)L 4파일(File)아이템(Item)파일사료철(File)L 5건(Item)피스(piece)아이템사료건(Item)
이와 같이 민주화운동사료관이 부문별로 독자적인 아카이브즈(repository)가 형성될 수 있는 이러한 대범주(Grand Category)를 관리군(MRG)으로 설정한 이유는 수천 개에 달하는 단체와 조직 즉 출처들을 그것이 기원한 역사적 맥락 즉 부문운동단체별로 1차분류(Grouping)하여, 각 출처에서 생산된 무질서한 기록을 물리적, 지적(역사적)으로 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4. 역사자료관의 기능과 구성
자료관은 종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료의 수집, 보존 , 열람, 조사연구, 전시 등의 기능이 요구된다. 이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료관은 다음과 같은 6개 부문시설로 구성.
1) 입구 및 안내시설, 휴게시설
- 휴게실, 홀, 로비 : 각 전시실, 자료실, 체험학습실 등으로 안내를 이끌 장소
- 안내카운터, 매점 : 자료관 안내, 해설서 배포, 연구자료, 서적, 사진, 엽서, 리플렛 등 판매
- 물품보관소 : 자료관 등 출입 시 불필요한 물품을 보관한다.
2) 전시시설
전시자료에 걸맞는 충분한 공간과 높이, 출입구, 채광, 초도, 방범 등을 검토.
- 상설전시실 : 일반전시, 부문운동별 전시를 한다. 전시자료의 이동을 고려하여 설계.
- 특별전시실 : 특정 자료(희귀자료)를 상설적으로 전시한다.
- 기획전시실 : 특정 기간 내에 특별 테마, 기획 전시를 한다. (친일자료전 등)
- 영상전시실 : 영화, 비디오, 슬라이드, CD 등 영상자료를 보여줌. 20-40인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시설 이 필요.
- 전시창고 : 전시기재, 전시케이스, 패널, 전시대 등 전시에 필요한 기자재를 수납한다. 또한 전시를 위 한 자료 수납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전시실에 근접한 곳에 설계할 필요가 있다.
3) 교육시설
- 대강당 : 영화, 슬라이드, 빔프로젝트 등의 사용을 고려한다. 학술토론회, 심포지움 등 개최. 초중등학 교, 대학교 등 단체 방문 시 자료관 설명회 또는 영화 상영 등을 고려하여 150석 정도의 좌석 필요.
- 세미나실, 회의실 : 소규모 토론회 개최.
- 자료열람실 : 자료실 근처에서 필요로 하는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시설. 고급 조명과 안락한 의자 필요.
- 정보서비스실 : 필요로 하는 자료를 컴퓨터를 통해 검색할 수 있는 시설. 자료목록, 자료검색 안내서 등 비치.
- 도서실 : 단행본, 잡지, 신문 등 열람할 수 있는 일반도서관과 유사한 기능.
4) 수장시설
- 자료접수실 : 수집된 자료를 접수하는 곳. 운반차 이동이 가능한 시설 고려.
- 자료정리실 : 접수된 자료를 입력하고 1차 분류를 한다.
- 자료입력실 : 1차분류된 자료를 목록화, D/B화 하는 작업공간. 10대 정도의 PC가 설치.
- 자료분류실 : 수집된 자료를 2차 분류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 작업대와 PC 작업, 인터넷 검색 등 충 분한 공간 필요.
- 훈증실, 보수실 : 오래되고 곰팡이 핀 자료, 훼손된 자료를 훈증 소독하고 찢어지고나 헤진 자료를 보 수, 라미네에션하기 위한 시설을 갖춘 곳.
- 수장고 : 문서기록물 등을 주로 보존한다. 공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모빌랙(이동식 서가)을 갖춘다. (별첨1 모빌랙의 활용과 배치 참조)
- 특별수장고 : 귀중 자료, 시청각 자료 등 자료의 물리적 상태에 알맞는 시설을 갖춘 수장고를 둔다.
5) 조사․연구시설
- 아키비스트․연구원실 : 기록물전문요원(아키비스트), 연구원 등을 위한 공간.
- 사진․암실 : 기록물 복본을 위한 사진 촬영, 인화시설
- 보존과학실 : 각종 기록물의 보존처리와 보존에 관한 조사․연구를 행하는 장소
- M/F실 : 기록물의 훼손을 방지하고 열람을 위해 기록물을 마이크로 필름화 하는 작업. M/F 화된 기 록물은 최대 500년간 보존 가능.
- 회의실 : 자료관의 자료수집, 분류계획 등을 논의, 연구하기 위한 공간
6) 관리시설
- 관장실, 응접실 : 가능한 사무실과 연락이 용이한 곳에 배치.
- 사무실 : 물품관리, 행정업무 등을 총괄하는 공간.
- 기계, 전기실 : 전기시설, 조명, 온난방시설 등을 관리.
- 경비원실 : 출입구 옆에 설치하여 경비원이 상주.
- 공통시설 : 차고, 엘리베이터, 리프트, 청소도구장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