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문화와 환경은 규제가 아니다
이름 : 심승구
등록일 : 2007-06-08 06: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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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환경은 규제가 아니다[경기일보 2007.06.08]
황평우 -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지난 정부는 규제개혁철폐라는 명분을 내세워 그린벨트를 풀어 버렸다. 그러나 그린벨트를 풀면서 당연히 야기될 문제인 개발욕구에 대한 대책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또한 정부와 개발업자들은 문화재행정과 환경부 행정을 “규제행정” 이라 칭하며 “규제개혁철폐”를 이행하라고 압박이 대단했었다. 결국 정부 기관 중 환경부와 문화재청은 「문제아 부서」가 되고 있었다. 심지어 문화마인드가 높다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덕은리 고인돌을 지칭하며 문화재 때문에 경제가 죽고 있다는 망언을 했으며, 중앙 정부 다음으로 큰 규모의 지자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청계천 매장문화재를 보고 “돌덩어리 가지고 웬 난리냐” 라는 식의 망언을 했었다.
지난 2007년 5월 1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들이 공장을 짓기 위한 '입지선정'에서 '설립승인'까지 적용규제수가 '35개' 이며 수도권의 경우
4개가 더 추가된다고 하면서 공장설립 시 각종 영향평가제도 등 관련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에서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담당자의 주관에 따라 시간이 달라지며, 사전환경성검토 인허가 기일이 '30일'로 규정되어 있지만 거듭된 보완요청으로 몇 개월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강변했다.
또한 전문가의 판단이 존중되어야할 문화재 조사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기준 없이 조사자의 주관적 판단에 맡김으로써 사업 장기화 및 용역비 증가요인이 되고 있으며, 15만㎡이상은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보고서 제출 후 협의완료까지 6∼12개월이 걸리고 있다고 하면서 억지를 부리면서 문화재와 환경 전문가를 마치 용역비만을 받아 챙기는 업자로 취급하는 만행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역사문화유적의 기본 조사인 “문화재 지표조사”를 불필요한 제도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했는데 이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몰역사성 ․ 몰문화성 ․ 반환경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공장을 짓고 난 후 엄청난 이익을 보는 것은 감추면서 문화재발굴조사비용을 기업이 부담한다며 이를 시정해야한다고 한다고 억지를 부리고 마치 문화재나 환경이 사회악이라는 개념을 심어주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또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에 산재한 주요 문화재 조사 현장이 있는 곳의 지자체는 앞 다투어 문화재보존구역 축소를 요구하고 있으며, 지자체 의회는 거리제한 철폐를 결의하고 있는 실정이며, 서울 역시 종묘 앞에 122m 높이의 건물 군들을 남산 밑에 까지 짓겠다고 발표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와 환경에 대한 정책과 행정은 「규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보험성 정책” 이다. 문화재보존과 환경보전 행정이 어떻게 규제라는 용어로 해석되는가? 더욱 답답한 것은 다른 기관이나 사람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문화재청과 문화재관련 종사자들까지 규제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문화재청과 문화재학계는 지금부터라도 「문화재 행정은 규제행정」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우리 스스로 문화유산행정에 대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계와 문화재청은 최근 문제가 되는 문화재보호구역내 재산상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에 대한 보상대책에 힘을 모아야하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예산(돈)으로 해결하려한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직접화폐(현금)를 지원하는 방식이지만 전 국토가 문화재인 현실에서 모두에게 현금보상을 하기에는 우리나라 국가예산규모로는 한계가 있으며 반드시 현금보상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국가 정책은 긴 호흡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즉 간접화폐 지원 방식인 제도나 법률을 개선해서 해결할 수 있어야한다.
발굴 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결정되거나 문화재주변의 개발제한, 천연기념물 보호구역내에 있으면서 경제적인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강구해 보아야한다.
즉 문화재보호구역, 천연기념물보호구역 및 기타 국가가 정하는 개발제한구역이나 보존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가칭)국가유공자”에 준하는 혜택(간접화폐)을 주자는 것이다.
미래의 국가유공자는 전쟁이나 스포츠에서 승리자가 아니다. 한 국가의 문화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불이익과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훌륭한 국가유공자이다.
이러한 「문화보존 국가유공자」에게 일반 국가유공자와 마찬가지로 자녀학자금면제, 차량구입 시 특소세할인, 항공료, 철도 등 교통비 면제, 주민세, 재산세 면제 등 직접 직접화폐(현금)지원보다 문화재구역에 살면서 고통 받는 것을 자긍심으로 전환해 주는 간접화폐(법률적 제도)지원 제도를 만들어야한다.
그리해서 오히려 고통을 받아도 문화재보호구역내로 이주를 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는 즐거운 고민을 하는 정책을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한다.
중앙 정부나 국회, 문화재청, 학계는 지금부터라도 반목과 내분을 떨쳐내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때이다. 간접화폐 지원제도를 만드는 것에 대해 막연하게 어렵다고 할 것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상생의 기틀을 마련해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