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문화 연구원 (2006 ~ 2023)
제목 : '조선왕조 의궤'(부제 '국가의례와 그 기록')
이름 : 심승구
등록일 : 2007-11-26 09:41:00

?>
 조선위궤 집대성  
 
 이름 :  김태식(연합)   Read: 100    Date: 2005.08.04  
 
 
의궤(儀軌)라는 말은 의식(儀式)이나 의례(儀禮)의 규범을 뜻한다. 여기서 의례란 대체로 전근대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보면 오례(五禮)의 범주에 포함된다. 제사가 주축인 길례(吉禮), 혼례와 책봉 중심의 가례(嘉禮), 외국 손님 접대를 위한 빈례(賓禮), 군사 행사인 군례(軍禮), 장례식이 대부분인 흉례(凶禮)가 그것이다. 
의궤는 이들 오례를 중심으로 각종 의식을 치르는 과정을 수록한 종합보고서다. 원초적인 의미는 바퀴가 굴러간 자국이지만, 규범이라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궤(軌)라는 글자를 쓴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그런 의례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반복해서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왕실 혼인만 해도, 비록 그 주체는 바뀐다고 해도 그 준칙조차 그에 따라 매번 바뀔 수는 없는 법이니, 한번 기준(criteria)을 마련해 놓으면 나중에는 번거로울 것 없이 전례에 맞추어 진행하기만 하면 된다. 

이런 의궤류가 동아시아 3국 중에서도 유독 조선왕조에서 극성을 이룩한 점은 기이하다. 이런 특성에 주목한 한영우 한림대 특임 교수는 "이(의궤 편찬)는 고려시대에도 없었던 일이요, 더구나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조선왕조만의 독특한 기록문화"라고 강조한다. 

물론 이런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있다. 중국에서도 의궤 혹은 그와 비슷한 의례 준칙서를 편찬한 흔적은 더러 보이기 때문이다. 의궤라는 말 자체도 서기 280년 무렵 진수(陳壽)가 편찬한 삼국지(三國志)를 필두로 진서(晉書), 북제서(北齊書) 등지의 기록에 산발적, 또는 집중적으로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궤가 조선만의 독특한 유산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풍부한 실물자료가 압도적으로 많이 남아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한영우 교수 주도로 이런 의궤류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규장각에 553종, 장서각에 293종, 파리국립도서관에 191종, 일본 궁내청에 69종이 소장돼 있다. 중복된 경우를 제외하면 현존하는 조선의 의궤류는 약 637종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통계 수치에는 다른 기관에 소장된 의궤류가 모두 탈락돼 있다. 예컨대 문화재관리국이 장서각 소장 자료를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위탁하면서도 채 넘기지 않은 의궤류가 현재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다량으로 남아 있으나 어찌된 셈인지 한 교수 조사에는 이들 자료가 모두 누락돼 있다. 

현존 의궤류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임진왜란 이전에 작성된 실물은 지금까지 단 한 종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조시대 자료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는 아마도 그의 재위기간이 53년으로 역대 조선 27왕 가운데 가장 길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오랫동안 서울대 교수와 규장각관장으로 봉직한 한 교수는 이들 의궤류가 담고 있는 정보의 가치로 첫째, 행정 메커니즘 정보, 둘째, 재정 수입과 지출의 내막, 셋째, 왕실생활문화사, 넷째, 국어사와 미술사 연구 자료, 다섯째, 조선 기록문화의 철저성과 기록시스템을 들었다. 

최근 선보인 '조선왕조 의궤'(부제 '국가의례와 그 기록')라는 단행본을 통해 한 교수는 총 1천 쪽을 헤아리는 방대한 부피 만큼이나 그 자신이 13년을 투자한 조선 의궤 연구를 집대성한 성과물로 평가되어도 손색이 없을 성싶다. 

의궤 개설서를 겨냥한 이 책에서 저자는 태조 이성계 이후 일제시대에 이르는 조선왕조 전시기에 편찬된 총 600종에 달하는 의궤를 망라해 그 편찬과정과 국가의식의 성격을 풍부한 실물자료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일지사. 6만5천원.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