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돌려받지 못한 책들:버클리대학의 우리 고서' 출간
이름 : 관리자
등록일 : 2008-07-06 13: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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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섭 교수 '돌려받지 못한 책들:버클리대학의 우리 고서' 출간
조선 영ㆍ정조 시대에 시ㆍ서ㆍ화의 삼절(三節)로 일컬은 표암 강세황(姜世晃.1713-1791)은 영조 44년(1768) 2월23일에 이런 글을 썼다.
"이 책은 내용이 모두 경계하고 삼가야 할 것들이니 절실하고 간절하여 후손에게 가르침이 없지 않다. 내가 이 책이 없어질까 두렵고, 또 아이들을 인도하기 위해 따로 베껴 둔다."
그가 베꼈다는 책이 옥하만록(玉河漫錄). 저자는 강백년(姜栢年.1603-1681)이니 강세황의 조부다. 따라서 강세황은 할아버지가 남긴 저술을 이 때 직접 다시 베낀 것이다. 이로 볼 때 이 무렵까지 옥하만록은 책으로 정식 발간되지는 못하고 원고 형태로 집안에 내려왔음을 알 수 있다.
할아버지가 저술하고 손자가 베낀 이 옥하만록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존재가 드러나지 않지만 뜻밖에도 미국 땅에서 발견된다. 장소는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 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의 아사미 문고.
옥하만록이 태평양을 횡단해 이곳까지 흘러들어가게 된 단서는 문고 이름 아사미에서 더듬을 수 있다. 아사미란 식민시대 조선에 법관으로 파견되어 일하면서 각종 한국고서를 수집한 아사미 린타로(淺見倫太郞)를 말한다. 제국 일본이 패망한 뒤 아사미가 수집한 한국장서는 일본 재벌 미쓰이(三井)에 팔리고, 이것이 다시 1950년 버클리대학에 매각되어 오늘에 이른다.
옥하만록 외에도 아사미 문고에는 국내에서는 아예 종적을 감춰 버리거나, 희귀한 판본이 다수 소장돼 있다.
치종비방부(治腫秘方附)라는 제목이 붙은 의학서적 또한 그 중 하나다. 글자 그대로는 '종기를 치료하는 비법에 부친 글'을 의미하는데, 16세기 중기 때 인물 임언국(任彦國)이라는 사람이 편찬했다. '附(부)', 즉 부침이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간 까닭은 '치종비방'이라는 한문 원서에다가 한글 번역을 첨부했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이요 일본에도 실물이 남아있지 않은 이 의학서는 각종 종기 치료법을 소개했다. 처방약으로는 토란고약과 두꺼비를 태워서 만든 재, 그리고 천금누로탕이라는 탕약 등을 권장한다.
옥하만록(玉河漫錄) (서울=연합뉴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 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의 아사미 문고에 소장된 옥하만록은 저자가 강백년(姜栢年.1603-1681)이며, 그것을 손자인 표암 강세황이 베껴썼다. 이 고서는 식민시대 조선에 법관으로 파견되어 일하면서 각종 한국고서를 수집한 아사미 린타로(淺見倫太郞)란 사람이 수집해 일본재벌 미쓰이(三井)에 팔았다가 1950년 버클리대학에 매각되어 오늘에 이른다. << 문화부 기사참조 >>
도대체 두꺼비를 어떻게 종기 치료약으로 만들었을까?
이 의학서에 의하면 두꺼비 재는 그 내장을 꺼내고 진흙으로 입을 비롯한 여러 구멍을 막아 태운 뒤에 잘게 갈아서 사용한다. 일종의 가루약인 셈이다.
연암 박지원과 함께 영ㆍ정조 시대 지식인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청장관(靑莊館) 이덕무(李德懋.1741-1793). 그의 부고를 접한 정조는 청장관의 문집을 편찬하라고 명한다. 이에 그의 아들 이광규가 청장관 사후 3년만인 1796년에 완성해 올린 것이 아정유고(雅亭遺稿)였다. 이 아정유고는 10년 뒤에는 다른 글을 보충해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로 개편된다.
현재 시중에 떠도는 청장관전서는 규장각 소장본이 저본이다. 하지만 이 규장각본은 원본이 아니라 원전을 베낀 복사본이다.
규장각본이 베낀 대본 또한 아사미 문고에 남아있다.
서지학 전공인 오용섭 인천전문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최근 '돌려 받지 못한 책들 : 버클리대학의 우리 고서'(경인문화사 펴냄)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단행본은 아사미 문고에 전하는 한국 고서 중에서도 가치가 특히 높은 16종을 골라 그에 얽힌 내력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오 교수는 지난 2005년 방문학자로 이 대학에 1년간 체류하면서 아사미 문고를 본격 조사하게 되면서 한국고서와 결정적인 인연을 쌓기 시작했다고 한다. 268쪽. 1만3천800원.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