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엉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름 : 관리자
등록일 : 2009-06-09 18:49:21
심승구의 세상이야기 1,
부엉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심승구
(한국체대 역사학 교수)
최근 전직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해 세간의 이목을 끄는 새가 있다. 봉화산 부엉이바위의 부엉이다. 올빼미과에 속하는 부엉이는 우리나라의 텃새로 눈이 크고 머리에 깃이 쫑긋 서있는 것이 특징이다.
밤에만 우는 부엉이는 '울면 흉하다' 해서 흉조로 인식되어 왔다. 먼 옛날 부엉이가 어미를 잡아먹는다는 새로 묘사된 이래 부엉이는 불효의 새를 너머 불길한 징조로 각인된다.
조선시대에는 부엉이가 궁궐에서 울면 왕이 '피방(避方)'이라 하여 궁궐 밖으로 거처를 옮기거나 '해괴제' 라는 제사를 지내 재앙을 물리치는 것이 관행이었다. 속설에 의문을 제기한 세종은 부엉이 울음으로 인한 해괴제를 아예 금지시켰다. 하지만, 부엉이에 대한 편견은 사라지지 않았다.
서거정의『태평한화』에는 웃지 못 할 일화가 전해진다. 한 선비가 집 근처에서 우는 부엉이 울음을 듣고 밤새도록 같이 소리를 내다 지쳐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러자 하인들을 불러 교대로 울게 하여 아침에 부엉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계속 했다. 부엉이를 따라 울지 않으면 죽는다고 생각한 속설 때문이었다.
몇 해 전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 부엉이는 새끼가 죽을 경우에 어미가 먹어치우거나 다른 새끼에게 먹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너지를 재활용하기 위한 야생동물의 생존전략이다. 어미를 잡아먹는다는 오해는 부엉이의 이런 습성이 잘못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부엉이는 밤마다 인간의 양식을 훔치는 들쥐를 잡아 민생의 안정을 돕는다. 그래서 속담에 ‘부엉이가 새끼 세 마리를 낳으면 대풍년이 든다’는 말까지 생겨났다.
부엉이는 이처럼 괴이한 흉조가 아니라,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같이 살며 새끼의 양육에도 정성들이는 지조있는 새다. 그러나 인간의 그릇된 편견으로 불길한 새로 몰려 오랫동안 억울하게 살아온 존재다.
곧바로 6월 10일이 된다. 올해는 87년 6월 항쟁이 일어난 지 22주년이다. 4.19혁명이 있은 뒤 처음으로 전국에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이 일어난 날이다. 그 결과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의 권리를 되찾았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2009년 6월, 민주의 상징인 서울광장이 전경버스로 가로막히고 민심은 두 동강이로 갈라진 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 부재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 많은 국민에게는 역사의 어둠으로 비쳐진다.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는 이제 부엉이가 없다고 한다. 눈앞이 캄캄한 어둠속에서 빛을 밝히는 부엉이의 통찰과 혜안이 아쉬운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