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조선 국왕의 활쏘기 행사, 대사례를 재현하며
이름 : 심승구
등록일 : 2006-10-05 12:04:37
조선 국왕의 활쏘기 행사, 대사례를 재현하며
대사례(大射禮)는 ‘국왕이 주관하는 활쏘기 의례’를 말한다. 이번에 재현하는 대사례는 1743년(영조 19) 영조가 50세를 맞이하여 성균관에서 거행한 활쏘기 행사이다. 성균관(반궁)에서 시행했다고 해서 ‘반궁대사례’ 라고도 하였다.
예로부터 활쏘기는 단순히 무예만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닦는 수단이다. 과녁에 맞추려면 마음을 먼저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교사회였던 조선왕조가 국가적으로 활쏘기를 권장한 것도 그러한 배경에서이다.
조선왕조는 활쏘기를 국가의식인 오례(길례ㆍ가례ㆍ빈례ㆍ군례ㆍ흉례) 가운데 군례(軍禮)로 정비하였다. 군례에 포함된 대사례는 지방 수령이 주관하는 향사례(鄕射禮)와 함께 조선시대에 처음으로 시행되었다. 활쏘기를 통해 사회질서의 안정을 도모하고, 국방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국가 행사로 발전시킨 것이다.
국왕과 고위 관료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진 대사례는 부대행사가 따르는 성대한 행사였다. 아침 일찍부터 성균관 행차, 공자참배, 알성문과, 대사례, 알성무과, 문무과 합격자 발표, 환궁 행차 등의 순으로 저녁늦게까지 진행되었다. 대사례는 임금이 활을 쏘는 의식(어사의), 30명의 신하들이 짝을 이루어 활을 쏘는 의식(시사의), 신하들의 활쏘기 성적에 따라 포상과 벌주를 주는 상벌 의식(상벌의)으로 이루어졌다.
조선시대에 대사례는 모두 6차례가 시행되었다. 그 가운데 1743년(영조 19)의 대사례는 왜란과 호란 이후 사라진 국가의례를 회복하여 왕조의 중흥을 꾀하려는 의도아래 이루어졌다. 특히 영조는 활쏘기를 통해 군신간의 의리를 밝히고 화합을 도모함으로써, 붕당의 폐단을 극복하고 민생을 안정시켜 태평성대를 이룩하고자 하였다.
그동안 궁중의례 재현행사가 많이 있었지만, 조선왕조의 군례행사인 대사례가 재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사례는 예절을 갖추고 음악 연주에 맞춰 활을 쏘는 행사로서, 예악이 잘 조화된 수준 높은 유교문화라는 점에서 특색을 지닌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왕실문화의 정수로 선 보일 이번 행사는 선조들의 활쏘기 문화 속에 담긴 정신과 가치를 엿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2006년 10월 13일
고증책임
심승구(한국체대 교양학부 교수, 역사 및 의례 총괄)
* 위의 글은 2006년 10월 13일~15일까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거행하는 조선 영조대 대사례 재현행사의 리플렛 원고로 작성한 것이다. 이 행사는 매년 한 차례씩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주관하며,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국가의례 재현행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