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팩션시대, 영화와 역사를 중매하다"
이름 : 관리자
등록일 : 2011-08-27 15:28:19
(이 한권의 책)
<<팩션시대, 영화와 역사를 중매하다>>, (김기봉, 2006, 프로네시스)
교양과정부 심승구 교수
흔히 영화를 '꿈의 공장'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꿈이란 무엇인가? 프로이트는 꿈을 욕구충족의 기능으로 해석했다. 꿈에 나타난 환상은 과거에 경험한 현실의 연속이다. 현실의 결핍과 상실을 무의적으로 보상하는 것이 꿈이다. 꿈이 무의식이라면, 이 시대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의식적인 행위를 통해 현실 속의 소통의 부재를 대체하고자 한다.
역사는 과거의 편집이다. 편집은 원래 영화의 전문분야다. 그런 점에서 영화와 역사는 서로 닮았다. 팩션(faction)시대는 사실(fact)로 말해지는 역사와 허구(fiction)로 말해지는 영화의 만남을 반긴다. 역사도 누군가가 읽어야할 일종의 시나리오인 것이다.
팩션시대에 부응해 전성기를 맞이한 장르가 역사극(사극)이다. 다만, 사극이란 현실의 역사가 아닌 꿈의 역사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현실 보다 가상현실이 더 진짜로 인식되는 오늘날(시뮬라크르시대)의 역사는 사실의 역사를 넘어 꿈의 역사까지도 포괄해서 이해되어야 한다.
실제로 역사는 하나의 매트릭스(가상체계)다. 과거에 대한 잘 짜여진 가상체계로 역사를 해석하는 것이다. 이 매트릭스를 형성하기도 때로는 탈출하기도 하는 도구가 영화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국가의 전쟁을 형제의 전쟁으로 전환한다. 전쟁을 국가의 시각이 아닌 개인의 시각으로 조명하여 평화를 주장하고 가족주의를 강화한다. '웰컴투 동막골' 도 한국전쟁을 묘사한다. 역시 국가의 시각을 벗어나 전쟁의 비합리성을 폭로하고 평화를 갈망한다.
지금까지 역사는 영웅과 적이 필요할 뿐, 보잘 것 없는 개인은 잘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팩션시대에는 역사와 이름없는 개인을 끄집어 내어 상상력을 발휘한다. '왕의 남자'에서 공길과 같은 존재처럼 ---. 어차피 인간이란 삶의 기억을 편집하는 존재다. 영화가 필름의 편집이라면, 역사는 과거의 편집인 것이다. 결국 우리 삶도 남의 인생을 편집하면서 내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다. 올 여름 시원한 팩션영화와 함께 이 책 한 편은 어떨까.
한국체육대학교 학보 [178호] 2011년 06월 17일 (금)